접착제와 점착제

접착은 일상생활부터 우주 항공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고대 건물, 미술 공예품, 관, 가구 등의 유물에서도 발견할 수 있듯 그 역사가 깊다.

그렇다면 접착이란 무엇일까. 동종 혹은 이종 물질 간의 표면이 분자, 원자, 이온의 인력에 의하여 붙여진 상태, 즉 계면 접촉과 계면 간에 작용하는 힘에 의해 결합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하며 여기에 사용되는 물질을 접착제라고 한다. 정의는 이와 같이 간단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접착현상은 피착재와 접착제의 종류, 접착 방법에 따라 특성이 달라 매우 복잡하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되고 있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1) 기계적 맞물림 (Mechanical interlocking) 혹은 Anchoring

2) 확산 이론 (Diffusion theory)

3) 정전기 이론 (Electrostatic theory)

4) 흡착 이론 (Adsorption theory)

5) 화학 결합 (Chemical bonding)

6) 약한 계면층 (Weak boundary layer)

 

본 글에서는 상세한 접착 이론 보다는 제목과 같이 접착제의 한 종류이기도 한 점착제를 접착제와 구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점착제 개발자로서 점착제의 특성을 확실하게 인지해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점착제와 접착제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순간접착제와 박스 테이프를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점착제와 접착제의 차이는 무엇일까? 

피착재로부터 떼어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접착제는 피착재와 일체화 되어 박리할 때 파괴되고,

점착제는 피착재에 일시적으로 결합된 상태라 파괴 없이 박리할 수 있다. 

(테이프 점착제가 피착재 표면에 묻어나는 것은 제품 품질 문제이니 오해가 없어야 할 것이다.)

 

*접착.점착의 화학과 응용(한국 접착 및 계면학회)_p.99

위 그림과 같이 접착제는 유동성이 있는 액체 상태에서 피착재와의 계면에 젖어든 후 가열이나 화학반응 등에 의해 고체로 변화하면서 강하게 결합함으로써 박리에 저항하게 되는 힘을 갖는다. 한편 점착제는 겔 상태에서 피착재와의 계면에 젖은 후 상태 변화 없이 박리에 저항하되 필요시 제거할 수 있는 수준의 힘을 갖는다. 

 

이를 좀 더 단순화하여 비교해 보자. 

점착제와 접착제의 젖음성

상기 그림은 피착재의 요철에 대한 점착제와 접착제의 젖음성을 비교해 본 것이다. 

 

겔 상태인 점착제는 피착재의 요철에 대한 젖음성이 액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대신 흐름성과 응집력을 모두 가진 겔의 특성상 초기 끈적임(tack)으로 부착 직후 표면에 들러붙을 수 있고 적은 압력만 가해도 접착할 수 있다. 또한 부착 과정에서 상태변화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피착재를 파괴하지 않고도 박리하여 제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면 목적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젖음성을 최대한 배제하여 적은 힘으로 부드럽게 뗄 수 있는 보호테이프나 요철과 점착제 사이의 빈 공간을 활용한 불투명 테이프에 적용할 수 있고, 반대로 접촉면을 최대한 넓혀 강한 부착력을 갖는 구조용 테이프나 고투명 테이프를 만들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초기에는 흐름성을 최대화하여 젖음성을 높였다가 후기에 경화 공정을 거쳐 응집력을 키움으로써 쉽게 박리할 수 있는 특수 테이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액체 상태의 접착제는 당연하게도 젖음성이 뛰어나다. 흐름성을 이용해서 피착재에 쉽게 젖어든 후 경화 등의 반응에 의해 고체 상태로 변화하면서 피착재를 파괴하지 않고는 박리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결합력을 갖게 된다. 화학 결합, 표면 장력, 경화 조건 등 복잡한 이론을 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액체니까 거칠거칠한 목재나 매끈한 유리가 꺾인 모양이든 구불거리는 모양이든 상관없이 표면에 바를 수 있으니 건축용, 구조물용, 전자제품용, 생활용품용 등 개발할 수 있는 제품군이 아주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점착제는 넓은 범위에서 접착제에 포함되지만 그 특성이 명확하게 구별되므로 산업계에서도 별개로 취급하여 개발 및 제조되고 있으며 제공되는 형태도 다르다. 접착제는 주사기나 말통같은 용기에 담겨 제공되고 점착제는 종이, 필름, 금속박, 부직포, 발포체 등의 지지체에 점착제가 코팅된 테이프 형태로 제조하여 제공된다.